"이 단백질이 없으면 세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를 보려면, 없애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을수록 원인과 결과를 잇기 쉽습니다. AID는 그 시간을 시간·일 단위에서 분 단위로 당깁니다.
01왜 유전자가 아니라 단백질을 없애나
녹아웃은 유전자를 지웁니다. 그러나 필수 유전자는 지우면 세포가 자라지 못해 표현형을 볼 수 없고, RNAi·CRISPRi는 새 단백질 합성을 막을 뿐 이미 만들어져 있는 단백질은 자연 분해될 때까지 남습니다. 반감기가 긴 단백질은 며칠이 걸리고, 그사이 세포가 보상 반응을 일으켜 관찰된 표현형이 직접 결과인지 이차 효과인지 흐려집니다.
표적 단백질을 이미 만들어진 상태에서 빠르게 없앨 수 있으면 이 문제가 줄어듭니다. 이것이 표적 단백질 분해(targeted protein degradation) 계열 기법이고, AID가 대표적입니다.
02AID의 원리 — 식물의 시스템을 빌려온다
식물은 옥신(auxin)이라는 호르몬이 있으면 특정 단백질을 골라 분해합니다. 이때 옥신은 F-box 단백질 TIR1과 표적에 붙은 디그론(degron) 사이에 끼어 둘을 붙이는 '분자 접착제' 역할을 합니다. 붙은 표적에는 유비퀴틴이 달리고, 26S 프로테아좀으로 보내져 분해됩니다.
이 경로는 식물에만 있으므로, 동물·효모 세포에 TIR1을 넣고 표적 단백질에 디그론 태그(mAID 등)를 붙여 두면, 옥신을 넣었을 때 그 표적의 분해가 빠르게 유도됩니다. 다만 원래 AID에서는 옥신이 없어도 기저 분해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2009년 카네마키(Kanemaki) 그룹이 이 방식을 보고했고, 이후 세포생물학에서 널리 쓰이게 됐습니다.
03AID2가 바꾼 것 — 누수 억제, 저농도, 더 빠르게
원래 AID에는 두 약점이 있었습니다. ① 옥신을 넣지 않아도 표적이 조금씩 분해되는 기저 누수, ② 필요한 옥신 농도가 높아 부작용·비용 부담이 있었습니다.
AID2는 TIR1을 OsTIR1(F74G) 변이체로 바꾸고, 여기에만 맞는 리간드 5-Ph-IAA를 씁니다(범프-앤-홀 방식). 그 결과 사람 HCT116 리포터 실험에서 기저 분해가 검출되지 않았고, 분해를 일으키는 리간드 농도(DC50)가 기존 AID의 300 nM에서 0.45 nM으로 약 670배 낮아졌습니다. 분해 속도는 표적과 발현량에 따라 달라, 같은 논문에서 반감기는 내재 RAD21이 약 12분, 과발현 리포터가 약 62분이었습니다. 효모·포유류 세포는 물론 생쥐에서도 작동하는 것이 보고돼 있습니다.
04실험에 필요한 리간드와 억제제
AID2를 돌리려면 유도제가 필요하고, 목적에 따라 억제제를 함께 씁니다.
- 5-Ph-IAA — AID2의 표준 유도제. OsTIR1(F74G)에 결합해 분해를 켭니다.
- 5-Ph-IAA-AM — 세포막 투과성을 높인 프로드러그형 유도제. 세포 안 에스터라아제가 가수분해해 5-Ph-IAA를 내놓습니다. 제조사 데이터시트에 적힌 용도는 AtTIR1(F79G)를 발현하는 예쁜꼬마선충(C. elegans) 난자에서의 분해 유도(최종 50 µM)입니다.
- Auxinole — 옥신 길항제. 기저 결합을 억제해 분해를 끄거나, 유도 전 누수를 줄일 때 씁니다.
- Kakeimide — 옥신(IAA)을 아미노산과 결합시켜 불활성화하는 GH3 효소를 선택적으로 막는 시약입니다. 원논문과 제조사 데이터시트 모두 식물에서 내인성 옥신을 축적시켜 옥신 항상성을 보는 용도로 설명하며, 효모·포유류 AID2 실험에서 유도제를 오래 유지시키는 용도는 보고돼 있지 않습니다.
네 가지 모두 영문 데이터시트와 함께 더랩케미칼에서 취급합니다(BioAcademia 품번 30-003·30-004·30-001·30-005). BioAcademia는 오사카대학 미생물병연구소 북관에 본사를 둔 일본 기업으로, 2005년 오사카대학 명예교수 Hideo Shinagawa가 설립했습니다. AID 기술 자체의 특허는 일본 국립유전학연구소(NIG/ROIS)와 가케학원(KEI)이 보유하고 있어, 데이터시트에는 영리기업 소속 연구자는 별도 실시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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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이 글에 나온 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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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고를 때 짚을 것
새로 시작한다면 기저 누수가 훨씬 적은 AID2(OsTIR1(F74G) + 5-Ph-IAA) 조합을 권합니다. 기존 AID(OsTIR1 + 옥신) 세포주를 이미 갖고 있다면 그대로 써도 되지만, 정량 실험에서 기저 누수가 문제가 되면 AID2로 옮기는 편이 해석이 깔끔합니다. 태그는 전장 degron보다 짧은 mAID가 표적 기능 간섭이 적어 흔히 쓰입니다. 어느 쪽이든, 실험 전에 표적이 실제로 분해되는지 웨스턴블롯으로 확인하고 시작하십시오.